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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집주인에게도 사정은 있다 ( feat. 1주택자)

by l히로l 2024. 7. 14.

 갱신청구권을 요구했던 세입자에게 실거주를 이유삼아 전세갱신을 거절했던 집주인의 입장을 한번 생각해 보고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물론 지극히 제 개인적인 생각이며 무주택자인 제가 만약 집주인의 입장이라면이라는 가정하에 생각해 보며 임대인의 사정을 이해해보려 하는 마음으로 적어보려고 합니다.

 지난 갱신청구권 사용을 못하게 되었던 과정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아래 글을 참고해 주세요

 

2024.07.12 - [주절주절] - 저 갱신청구권으로 2년 연장을 원합니다 ( 응? 꺼져 난 실거주!)

 

저 갱신청구권으로 2년 연장을 원합니다 ( 응? 꺼져 난 실거주!)

제목이 꽤 자극적이죠. 맞습니다. 세입자입장에서 쓰는 글이니 집주인이신 분들은 욕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입자로서 이글에 설움을 담아내야 속이 좀 시원할 거 같습니다. 며칠 포스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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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집 전세 주고 다른 곳으로 이사 갈까? 

 

우리 돈 조금 더 보태서 다른데 좁더라도 직장 근처로 갈까? 아니면 조금 더 넓은 집으로 갈까?

 

 

 1 주택을 보유한 부부 또는 가족들의 첫 고민이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이가 어리다면 지금 집보다 좁아질 수는 있지만 직장이 더 가깝고 교통이 편리한 지역으로의 이동을 고민할 것이고, 아이가 커서 독립된 방을 주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직장에서 조금은 멀더라도 보유하고 있는 집보다 더 넓은 집으로의 이사를 고민할 것 같습니다.

 

 1 주택을 소유한 가정의 경우 아이들이 있다면 가장 첫 번째로 고려할 사항이 학군이 될 수도 있고, 아이를 키우기 좋은 정비가 잘 돼있는 신도시가 될 수 도 있고, 각자 독립된 방을 갖기 위해 도시 외곽의 더 넓은 집 등 우선순위가 어떤 것이 되는지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물론 부부의 직장이 우선순위가 될 수도 있고 다른 이유도 많겠지요.

 

 그 선택에 따라 본인 집에 세입자를 받고 집주인은 다른 지역의 세입자로 살아갑니다.

 

 

 집주인이 이번에 보증금 올린다는데 어쩌지....

 

우리도 어쩔 수 없지 올려준 만큼 우리 세입자에게 올려달라고 얘기하자

 

 

 1 주택자들이 본인 집에 전세를 놓고 세입자에게 받은 보증금에  본인 돈을 더 보태어 2년이 지난 후에 재계약이 도래할 때쯤 세입자였던 그들에게도 피할 수 없는 전세가격인상, 그에 따라 본인들의 세입자에게도 보증금 증액을 요구하게 됩니다.

 

 물론 임대차 3 법이 나타나기 전 전세시장의 형태일 거라 보시면 됩니다. 임대차 3 법이 생기고 임차인에게 갱신청구권이라는 권리가 생기고 난 후 보증금의 인상률은 최대 5%로 제한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임대차 3 법이 생기고 난 후의 후유증은 더 컸습니다. 2년 동안 5%밖에 올리지 못해 같은 동, 같은 평형의 아파트끼리도 2년 만에 가격차이가 많이 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갱신청구권을 사용할 수 있었던 세입자들이 5% 제한 덕분에 이득을 보았다는 생각을 하는 임대인이 늘어나고 그런 임대인들은 다른 임대인들에 비해 임대차 3 법에 의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첫 번째 전입과 2년 지나기 전 갱신청구권을 사용하고 난 후( 총 4년)는 더 혼란스러워졌습니다. 다시 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집과 4년 계약이 끝났으니 과거 올리지 못한 전세금을 이번에 모두 올려 받겠다는 집 등 같은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가격 차이가 천차만별입니다.

 

 어떤 형태로든 전세금을 한번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요구에 응해 본인들의 세입자에게 다시 전세보증금의 일부를 더 올려 받는 모습이 자연스러운 모습이 되어 버렸습니다.

 

 

 우리 집으로 돌아갈까? 실거주는 무적이거든....

 

우리가 전세준 집 동네도 엄청 좋아졌어, 이제 출퇴근도 편리해졌고 시설도 많아지고 환경도 좋아 보이네

 

 

 집주인이지만 다른 집에서는 세입자인 그들에게도 피할 수 없는 임대차 3 법, 그리고  임대차 3 법 시행 4년 후는 다시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4년 전보다 수억 오른 전세가격, 그렇다고 월세로 전환해서 살기에는 주머니가 얇아 버틸 자신이 없습니다. 돈을 대출받아 은행에게 월세 내는 상황이나 오른 보증금만큼 월세로 전환하여 집주인에게 월세를 내는 상황이나 큰 차이가 없습니다.

 

 우리도 돈이 없으니 안 되겠다. 우리 집으로 들어가자. 세입자에게는 미안하다고 정말 죄송한데 우리 사정상 실거주해야 하니 퇴거해 달라고 얘기하자.

 

 본인들도 집주인에게 계약갱신권을 한번 쓰고 세입자들의 계약갱신을 허락해 주고 첫 4년은 동시에 출발하였다면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 어느 정도 4년간의 전세계약을 만족해하며 계약해지를 할 수도 있고, 재계약을 할 수도 있고, 선택은 다양합니다.

 

 그런데 두 집 중에 어느 한 집의 사정으로 서로 다른 주기로 계약을 하게 되고 계약갱신권을 사용하게 된다면 정말 꼬이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분명 집주인인 그들도 2년 전 새로운 세입자를 받아들이며 4년은 살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의 답을 주지 않습니다.  본인들이 세입자로 지내고 있는 집에서 2년 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에 어떤 답도 내세울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오는 세입자에게는 아무 얘기를 하지 않죠 "우리가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어요"라는말.

 

 지난 글에서 특약사항으로 계약갱신권을 사용할 것이라는 특약을 꼭 쓰시라 말씀드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거주는 이기지 못합니다. 집주인의 직계가족 혹은 본인이 실거주할 것이라는 증명을 한다면 세입자는 나가야 합니다.

 

 

 1 주택자들이 실거주를 목적으로 본인 집에 들어오는 것은 물론 당연한 권리입니다. 내 돈으로 산 내 부동산의 권리는 마땅히 보호받는 것이 당연합니다. 다만 그 시기가 언제가 적정한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필요해 보입니다. 4년은 안정되게 지낼 수 있을 것으로 믿고 계약한 임차인들에게 2년 만에 실거주를 이유로 계약해지를 하고 퇴거요구를 한다는 것은 한편으로 너무 법적으로만 대응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상호 협의하에 어느 정도 조율을 할 수 있고 집주인의 사정으로 나갈 수밖에 없는 세입자는 어디 하소연할 수도 없습니다. 정말 계약 해지를 해야 한다면 사회적으로 조금 약자인 세입자의 입장을 조금 더 이해해 주는 임대인이길, 임대인의 실거주 날짜에 맞춰 임차인을 나가라 하기보다는 임차인의 조건에 맞는 집을 찾아 나갈 수 있을 시기(물론 계약일을 너무 벗어나면 안 되겠지만 계약 만료인 전후 2달 정도)에 맞춰 보증금을 돌려줄 수 있는 임대인이 많아지길 바라며 적어보았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제가 겪어본 일과 더불어 겪어보지 못한 일에 대한 추측을 적어본 내용입니다. 전세가격 상승이 1 주택자들에게 실거주를 선택할 수밖에 없게끔 만드는 이 상황이 조금 많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돈도 중요하지만 사람이기에 감정이 상하지 않도록 서로 조심스럽게 대화하며 절충하는 시대가 오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